[6·29 구조안전의날 특집]
한국콘크리트학회 최창식 회장(한양대학교 교수/공학박사/건축구조기술사) “건물주, 예방투자 제도적 의무화 필요합니다”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작금 국회를 비롯한 정부, 관계기관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언제까지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運(운)에 맡기는 후진국형 제도에서 머물러 있을 것인지…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는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서울특별시 한복판에서 순식간에 주저앉아 버린 어처구니없는 용산 사태에 대한 최창식 교수(한국콘크리트학회 회장·사진)의 개탄이다. 과연 이 지적에 어느 누가 반문을 제기할 수 있겠는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무엇이 문제이며 ,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에게 갈 길을 물었다.
“현재 구조설계와 구조감리를 누가 하고 있습니까? 구조기술자가 배제돼 있는 제도적 허점을 다시 한 번 지적합니다. 국민 목숨을 담보로 직무유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아울러 그는 용산사태와 관련 기존 건축물에 대한 예방적 유지관리가 제도적 차원에서 매우 미흡하다며 시설물 안전유지를 위한 기본마인드를 대폭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적 허점 ‘문제’… 국민생명 담보로 직무유기 사실 인식해야 건축물 예방적 유지관리, 제도 ‘미흡’… 기본마인드 대폭 전환해야
특히 건물주의 책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법적으로 소규모 건축물 건축주 스스로 ‘내 건물은 내가 지킨다’는 사명감을 부여해야 하며 제도적으로 의무화할 시점이라고….
최 교수는 특히 “사고는 기술 부족에서 오는 게 아니라 사고 의식 부족에서 비롯된다”며 운에 맡기려는 생각을 눈꼽만큼도 허용치 말아야 할 것이며, 예방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부여하는 등의 건축물 구조안전 정책의 중장기 전략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적 특유의 안전불감증을 해소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고 더욱이 이를 정부가 사전에 국민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선행 제도와 정책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사고가 나면 그 대책 만들기에 바쁜데… 왜 그 사고가 났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는 같은 일을 당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어리석은 일 아니냐는 최 교수의 강한 어조에 기자도 말문이 막혔다. 사실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까. 건축구조안전의 제도적 현실이 한심해서 잠시 창피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의 말 대로 천우신조(天佑神助)가 아니고서야 4층 건물이 폭삭 했는데 크게 다친 사람이 없다는 것은 그야말로 천운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기자는 이 땅에 대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는 엄청난 파장의 시그널이 아닐까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그의 경고를 우리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때다. “언제까지 運에 맡길 것입니까?” |